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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근린공원 : 일상/일상조각 2024. 8. 6. 15:15
사슬 3개 잡고 한길 길뜨기... 반복. 다음단에선 짧은뜨기... 모아뜨기.. 빼뜨기
뜨거운 이 계절을, 나는 시원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앉은 자리에서 작품 하나를 완성해나가며 보내고 있다.
귀여워보이는 가방과 반짝거리는 메탈사에서 시작된 나의 뜨개질은 고슬고슬한 연두색 면사로 떠내는 여러 가방, 비닐같은 모아나실로 떠내는 드래곤 짭퓨전 미니고라, 합사로 뜨는 자스민뜨기 스티치.
나만을 위해 뜨다가 엄마를 위해 하나씩 뜨고, 그러다 생일을 맞거나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넨다.
그만큼 남에게 줘도 될 정도의 모양새가 되어서 그렇겠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멀티태스킹을 하지만 사실은 백그라운드 사운드처럼 틀어놓은 올림픽 중계나 드라마/애니메이션 몰아보기는 귓등으로 들으며 한코 한코 채워나가는 데에 집중한다.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그 자리에서 몇십분만 있으면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재밌고도 열심을 다 하게 된다.
오늘은 일하는 곳에서 진행한 월례회의에서 사례관리를 하다 문득 함께한지 3-4개월남짓 된 존재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알아차렸다.
묵묵히 함께 작업한 시간동안 조금, 조금씩 변해갔다. 느리게 변화를 알아차리는 나에게 빠르게 하나를 완성시키는 취미가 생긴게 기쁘다.